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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패션 반짝 떴다'

반짝 반짝 화려하게 빛나는 장식이 크게 유행이다. 드레스나 셔츠 재킷은 물론 바지와 카디건도 금속과 구슬 등으로 장식한 의상이 올 가을 최고의 패션 아이템이다. 의상뿐 아니다. 목걸이 팔찌 귀걸이도 현란하게 반짝이는 액세서리가 유행이며 구두와 백도 파티에나 어울릴 듯한 휘황찬란한 디자인이 대세다. 산뜻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젊은층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앨리스 앤드 올리비아'(Alice and Olivia)가 내놓은 금속 장식으로 옷 전체를 꾸민 클라이드 세퀸 드레스는 세계적 인기 몰이에 패션가에서는 벌써 올 가을ㆍ겨울 최고의 베스트 셀러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구치가 최근 선보인 양 어깨 부분을 금속과 보석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재킷은 현재 거의 품귀 아이템. 8700달러라는 가격에도 불구 온라인 구매 희망자는 끊임없이 늘고 있다. 애나 수이(Anna Sui)의 다소 야한 느낌의 금속 바지 역시 올 가을 멋쟁이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아이템. 바지 전체를 금속 망사로 꾸며 걸어다니면 마치 하늘의 은하수가 움직이는 느낌을 준다는 이 팬츠는 미국 디자이너 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인상적 디자인에 올랐다. 고품질의 가죽 제품으로 유명한 명품 브랜드 로에베(Loewe)가 내놓은 반짝이는 실버 세퀸 부츠도 올해의 베스트 셀러. 올 할러데이 시즌의 최고 인기 구두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부터 반짝이 액세서리로 대박을 친 인도계 유명 디자이너 아쉬시 굽타(Ashish Gupta)는 요즘 패션 잡지에서 가장 초청을 많이 받고 있는 디자이너다. 액세서리뿐 아니라 의상 역시 대부분 반짝이는 장식과 천으로 디자인된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클래식한 실루엣에 화려한 색감의 컬트 스타일로 이미 세계적 스타 디자이너 대열에 선 그가 지난해부터 예견한 '반짝이 유행 선견지명'은 이미 패션가의 화제다. 패션쇼 무대를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기로 유명한 그는 지난해 패션쇼에서 틈만 나면 트위터를 날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표하며 '반짝이는 더 많이 트위터는 더 적게'(More Glitter Less Twitter)라고 쓰인 의상을 선보여 박수 세례를 받았다. 올 가을 반짝이가 크게 유행할 것이라는 그의 미래를 꿰뚫는 듯한 전망일 수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그의 이런 메시지가 실제로 반짝이는 글리터 유행을 몰고온 것이 아닐까 하는 진단도 한다. 디자이너 로라 진 샤논은 "반짝이 디자인이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전반적으로 회색빛을 띠고 있는 경제 기후 변화 난민문제 등 요즘의 국제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한다. 빛나는 의상과 구두 백 액세서리를 통해 인간세상도 밝아졌으면 하는 염원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유이나 객원기자

2018-09-16

[트래블 뉴스] 우주여행 짐 꾸려볼까?

전기자동차 '테슬라'로 유명한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는 올해 초 내년 후반기에 두 명의 일반인을 달로 여행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주 여행 한번에 수백만 달러가 들 것이라는 전망을 보면 갈 일이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짐싸는 요령이라도 알아두자. 개인물품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은 신발상자 크기로 제한된다. 우주정거장 심리코디네이터 새논 할트만은 "가족을 포함해 지구에서의 삶을 최대한 그리워하지 않도록 관련 물품을 넣을 것"을 조언한다. 2018년 우주여행 참가자로 선발된 수니타 윌리엄스는 피넛버터잼과 마시멜로 등의 군것질거리를 가져갈 계획이다. 허용되지 않는 음식도 있다. 대표적인 게 감자칩이다. 뜯는 순간 감자칩이 부서지면서 공중에 부스러기가 떠돌기 때문이다. 우주로 가져가는 모든 음식은 진공 포장을 해야 한다. 간식 뿐 아니라 식사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주비행사들은 우주선에서 식사를 할 때 진공포장된 음식에 수분을 재충전하거나 뜨거운 물을 부어 데우는 방식을 취한다. 바닥에 닿질 않아서 더러워질 일이 없어서 신발은 한 켤레면 되고, 옷은 비행복이나 특수복을 입으니 필요 없고, 잠은 수직 벙커에서 '서서' 자니 베개 또한 필요 없다.

2017-10-18

가을엔 RV~ing…내 스타일 따라

가을도 깊어 산기슭 억새가 심상을 자극한다. 뜨거웠던 여름이 언제적 일인가 싶다. 떠나기 좋은 계절. 가을엔 좀 더 편안한 잠자리와 자질구레한 캠핑 살림에서 벗어날 수 있는 RV가 금상첨화다. 여름엔 텐트가 어울리듯이. 다양한 RV와 트레일러 중에서 내게 맞는 걸 찾아보자. 빌릴 수도, 살 수도 있다. ◆에어스트림(Airstream) '아메리칸의 로망'이라 불리는 에어스트림 캠핑트레일러는 변호사 출신의 월리 빔이 1931년 '강한 기류'라는 뜻의 에어스트림을 설립했다. 에어스트림은 페인트를 칠하지 않는 본질에 충실한 알루미늄 그 자체다. 가벼운 알루미늄을 차체로 사용해 경량화에 성공해 연비 효율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독특한 형태로 에어스트림만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연식이 오래된 모델은 프리미엄이 생겨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현재는 1년에 약 2000여 대가 수작업으로 생산된다. SUV로도 끌 수 있는 16피트 길이의 밤비 스포트 모델은 4만 6000달러부터. 중고는 3만 달러에 살 수 있다. ◆티어드롭(Teardrop) 소형차 미니 쿠퍼로도 끌 수 있는 이 소형 캠핑트레일러는 풀사이즈 혹은 퀸사이즈 베드에 키친, 캐비넷에다 에스프레소 커피메이커와 솔라 샤워까지 갖출 수 있다. 중고는 3500달러부터 1만 2500달러까지. 일주일간 380달러에, 이틀밤은 175달러에 빌려주는 곳도 있다. ◆캠퍼 밴(Camper Van) 고색창연한 복스왜건 버스를 포함한 캠퍼 밴의 장점은 무엇보다 운전하기 편리하다는 것. 스탠다드형은 대부분의 RV딜러에서 일주일에 1400달러에 빌릴 수 있다. 빈티지형 폴크스바겐 버스를 원한다면 일주일에 750달러, 사흘밤은 345달러 전후에 빌릴 수 있다. ◆RV(Recreational Vehicle) 에어스트림처럼 세련되지는 않지만 전통적인 RV는 실용적이며 이곳저곳 빌려주는 곳도 많다. 스탠다드형은 중고 8000달러부터 신형은 50만 달러에 이를 만큼 종류나 선택 사양도 다양하다. 일주일이면 1450달러에 빌릴 수도 있다. ◆팝업 트레일러(Pop-up trailer) RV에 캠핑 텐트 느낌을 더한 형태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던 콜맨에선 더 이상 만들지 않지만 RV딜러나 이베이에서 중고 거래가 활발하다. 4명~10명까지 잘 수 있는 이 트레일러는 10분이면 설치 가능하다. 유사한 형태는 중고가 3000달러부터. 신품은 5000달러부터. ◆팀버리프 트레일러(Timberleaf Trailers) 퀸사이즈 매트리스, 자작나무 캐비넷, 후방 주방 카운터 등 짜임새가 완벽하리만치 깔끔하다. LED 전구, USB포트에 공급하는 배터리는 태양전지판으로 충전할 수 있다. 무게 1400파운드로 중ㆍ소형 RV로도 끌 수 있다. 가격은 1만7650달러부터. 백종춘 객원기자

2017-10-18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자타공인 1위

누가 궁극의 휴양지를 묻는다면 주저 없이 이탈리아 남부 캄파니아(Campania)주라고 답하겠다. 나폴리·아말피·포지타노 등 세계적 휴양지를 품고 있는 그곳이다. 아말피 코스트 드라이브 캄파니아는 왼쪽으로는 이탈리아의 '서해' 티레니아해를, 오른쪽으로는 이탈리아의 '백두대간' 아페니노 산맥을 접하고 있다. 험준한 산이 많아 캄파니아 사람들은 예로부터 마을과 마을을 배로 이동했다. 캄파니아 해안선을 잇는 해안도로는 1807년에 이르러서야 착공됐다. 소렌토에서 아말피까지 이어진 2차로 도로가 163번 국도다. 해안선 이름을 따 '아말피 코스트'로 부른다. 40㎞에 불과한 해안도로는 완공하기까지 47년이 걸렸다. 일단 완공하고 나니 아말피 코스트는 정말 극적인 도로가 됐다. 지중해로 흘러드는 티레니아해와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을 동시에 구경할 수 있는 드문 길이 된 것이다. 1999년 내셔널지오그래픽 선정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1위에 오르면서 세계적인 명소로 떴다. 소렌토에서 렌터카를 빌리거나, 시외버스를 타고 아말피 코스트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이탈리아 남부로 향하는 여행상품을 이용하면 대개 아말피 코스트는 빠짐없이 들른다. 소렌토에서 아말피까지 구불구불한 해안도로를 달리는 데 편도 1시간30분 정도가 걸린다. 포지타노에선 타일 돌멩이 줍기 포지타노는 아말피 코스트에 속한 11곳의 해안 마을 중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다. 해안 절벽에 다닥다닥 붙은 알록달록한 집이 절경을 연출해 준 덕분이다. 보통 한국 여행자의 포지타노 여정은 마을 꼭대기에서 바닷가까지 이어진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걸어 내려오는 게 전부다. 하지만 포지타노의 매력은 바다에 있다. 바다에서 올려다보면 절벽이 바다로 쏟아지는 듯한 새로운 전망이 펼쳐진다. 포지타노 해변을 걷다 보면 거무스름하고 흰 돌멩이 사이에 색색의 돌멩이가 눈에 띈다. 정체는 마모된 타일. 포지타노 사람들은 여름철이면 섭씨 40도까지 오르는 뜨거운 날씨 때문에 실내 벽과 바닥을 시원한 타일로 꾸미고 산다. 마욜리카(maiolica) 도기라 부르는 건축 타일인데, 건축물의 옷을 갈아입히듯 해마다 장식된 타일을 갈아 낀다. 헌 타일은 보통 바다에 흘려보내기 때문에 파도에 부드럽게 깎인 타일 돌멩이가 포지타노 앞바다에 가득하다. 나폴리에서 먹고 죽으라 '나폴리를 보고 죽으라'는 이탈리아 속담이 있다. 미항(美港) 산타루치아와 코발트색 바다가 어우러진 나폴리의 풍경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뜻일 게다. 하지만 나폴리를 여행하고 나서는 속담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폴리에서 먹고 죽으라'고 말이다. 나폴리에서 맛봐야 하는 음식은 단연 피자다. 1984년 창설된 나폴리피자협회는 '나폴리 피자'의 조건을 몇 가지 정해두고 있다. 손으로 반죽한 도우를 쓸 것, 장작을 땐 화덕에 구울 것 등이다. 특히 치즈와 토마토만큼은 이탈리아산을 써야 한다. 나폴리피자협회가 천명하는 것처럼 나폴리 피자의 맛은 식재료가 좌우한다. 나폴리가 속한 캄파니아주는 이탈리아 토마토 최대 생산지로 연간 150만t의 토마토가 수확된다. 나폴리는 토마토뿐 아니라 치즈도 특별하다. 캄파니아는 산지가 많아 젖소 대신 물소를 길렀는데, 물소 젖으로 만든 치즈가 젖소 우유로 만든 치즈보다 외려 풍미가 좋았다. 물소 젖으로 만든 치즈가 바로 '모차렐라 디 부팔라 캄파니아'다. 물소 젖 치즈는 유통기한이 2~3일에 불과해 방부제를 넣지 않은 신선한 치즈는 이탈리아에서도 캄파니아가 아니면 맛보기 힘들다. 산타루치아항 근처 안토니오&안토니오에서 사람 얼굴만 한 모차렐라 치즈 샐러드(13.5유로)를 판다. 많은 이가 '인생 치즈'라고 꼽는 메뉴다. ☞여행정보 이탈리아 남부 소도시는 규모가 작아 반나절이면 충분히 둘러볼 만한 규모다. 효율적으로 여행하려면 이탈리아 로마에서 출발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게 낫다. 유로자전거나라(romabike.eurobike.kr)가 이탈리아 캄파니아주를 둘러보는 1박2일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소렌토·포지타노·아말피·폼페이·나폴리 등을 들른다. 이탈리아 정부 공인 가이드가 동행한다. 글·사진= 양보라 기자

2017-10-18

[위험해도 인기있는 세계의 관광지] '아찔 짜릿'…목숨 건 하이킹 트레일

누군가는 느긋하게 뒷짐지고 주위 경관을 즐기지만, 누군가는 아드레날린 팍팍 솟는 아찔한 하이킹을 더 좋아한다. 하지만 그 아찔함을 죽음과 바꿀 수야 없는 일. 그래도 사람들이 몰리는 세계의 위험한 하이킹 명소는 어딜까. 해프돔,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해프돔은 지금까지 60명의 하이커가 사망했다. 지난 10년 동안에만 적어도 5명이 죽었는데, 비가 와서 미끄러워진 바위를 오르다 변을 당했다. 60명 중에서 20명이 숨진 해프돔 그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해프돔으로 이르는 미스트 트레일(MistTrail)까지 합치면 60명을 훌쩍 뛰어 넘는다고 해프돔 하이킹 홈페이지는 밝히고 있다. 그들이 사망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해프돔의 케이블 사다리에서 미끄러지거나, 등반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하기도 한다. 때로는 벼락에 맞거나, 베이스 점프에서 실패하거나, 자살을 하기도 한다. 해프돔은 하루 등반객을 사전 퍼밋을 신청한 225명, 당일 퍼밋 신청자 75명, 모두 3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화산, 중국 천길 낭떠러지의 바위 절벽을 따라 이어진 썩은 나무 판자를 딛고 지나야 하는 이 트레일은 그야말로 살 떨리는 길이다. 공식 통계는 없지만 연간 100여 명이 목숨을 잃는다는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중국 오악(五岳) 중 서악(西岳)인 이 산은 약 8000피트 높이의 험준한 바위산으로 험준한 산길과 가파른 계단길, 철난간이 걸려 있는 아슬아슬한 곳을 지나 산정에 이르면 위하평원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어 관광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왕의 오솔길', 스페인 스페인의 '엘 카미니토 델 레이'는 높이 100피트의 바위 절벽에 붙어 이어진 좁은 길이다. 2000년에 네 명의 모험가가 추락해 사망한 뒤로 몇 년간 폐쇄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하루 방문객이 600명이 넘는다. 스페인 남부의 안달루시아 지방에 위치한 댐 '엘 초로'에서 클라이밍으로 유명한 엘코로 협곡의 마키노드로모로 가는 길, 이 길이 '왕의 오솔길'이다. 1921년 알폰소 13세가 댐의 개소식을 위해 이 길을 지나갔다고 해서 이 이름이 붙었다. 지금까지 20명이 떨어져 사망했다. 케에라볼튼, 노르웨이 3228피트 높이의 두 절벽에 끼어 있는 바위로 유명한 이곳은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하다. 이곳에 이르기 위해선 특별한 클라이밍 장비가 필요 없어서 관광객들에겐 인기 명소가 되고 있다. 아직까지 추락한 이는 없지만 이는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비아페라타, 이탈리아 '철로 만든 길'이란 뜻의 이태리어 비아페라타는 원래 1차 세계 대전 당시 이태리의 돌로미테 산중에 산악보병의 이동을 위해 설치됐다. 가파른 암벽에 고정시킨 와이어를 중심으로 계단 및 레일로 구성된 이 곳의 사망사고에 관한 공식 통계는 없지만 2009년 한 여성이 눈길에 미끄러져 600피트 아래의 트레일로 떨어져 사망하는 등 여러 명의 목숨을 앗아간 곳이다. 더 메이즈, 유타 유타 주의 캐년랜즈(Canyonlands) 국립공원에 있는 이 트레일은 그리스 신화의 크레타 왕 미노스가 반인반우(半人半牛) 미노타우로스를 가두느라 만든 미궁에 비유되곤 한다. 이 트레일은 붉은 사암 절벽이 정글을 이루고 있어서 한 번 들어갔다가 길을 잃으면 심한 경우 레인저가 찾아 내는데 사흘이 걸릴 수도 있다. 오프 로드 자동차를 이용하거나 GPS와 지도를 같이 이용해야 되는 곳이다. 백종춘 객원기자

2017-10-11

개성 만점 '캘리포니아 카페'

미국이 낳은 대문호 마크 트웨인은 말했다지, "내가 경험한 가장 추웠던 겨울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보낸 여름이었다고"고. 3면이 바다인데다 북태평양의 한류로 인한 그곳의 추위는 결코 여름일 수 없게 만든다. 아침 저녁으로 언덕을 휘감아 내려오는 해무는 또 어떻고. 이럴 때 따뜻한 커피는 하루를 행복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샌프란시스코든 LA든, 혹은 이름 모를 어느 작은 마을이 됐든 캘리포니아에는 매력적인 카페가 수두룩하다. 개성 넘치는 캘리포니아의 카페를 찾아가 보자. 피츠커피 1966년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태동한 유서 깊은 커피 브랜드다. 창업자 알프레드 피트(Alfred Peet)는 미국에서도 아라비카 다크 로스트 커피를 선구적으로 선보였다. 1971년 시애틀에서 창립한 스타벅스도 처음에는 피츠커피에서 원두를 사다가 썼고, 사업 모델로 따랐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커피 맛은 스타벅스와 닮은 구석이 있다. 산미가 거의 느껴지지 않고 맛이 진하고 쓴 편이다. 현재 캘리포니아에만 약 2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블루보틀 2002년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낡은 공장 건물에 1호 카페를 냈다. 창업자 제임스 프리먼은 싱글 오리진 커피 중심으로 8개의 단출한 메뉴로 시작했다. 지금은 처음보다 메뉴가 늘었지만 스타벅스나 피츠커피에 비하면 메뉴가 단출하다. 블루보틀은 로스팅 48시간 이내의 싱글 오리진 원두만 고수한다. 매장도 일부 지역에만 집중돼 있다. 샌프란시스코만 주변에 11개, 뉴욕에 9개, LA 8개, 일본 도쿄에 6개가 있다. 풍미 좋은 드립커피와 콜드브루 커피가 특히 인기다. 필즈커피 샌프란시스코의 카페 브랜드 중에서도 가장 개성 넘치는 맛을 자랑한다. 커피에 민트 잎을 다져넣고 신선한 애플민트 잎을 얹어주는 이색 커피가 인기다. 민트 모히토 아이스 커피, 필하모닉(Philharmonic), 수 굿(Soo Good) 등의 메뉴가 인기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 순간 눈이 번쩍 뜨인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커피와 민트의 궁합이 기기묘묘하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하지 않고, 필터에 천천히 커피를 내린다. 커피가 진하지 않은데도 풍미가 깊은 이유다. 단지 개성 넘치는 커피만 팔 뿐 아니라 최상급 원두를 다양하게 조합하기도 한다. 버브커피 2007년, 샌프란시스코 남쪽에 있는 해변도시 샌타크루즈에서 첫 선을 보였다. 현재 샌타크루즈와 LA에 모두 7개 매장을 운영 중이고, 최근 도쿄 신주쿠에도 매장을 냈다. 나이는 젊지만 겁없는 신인이라 할 만하다. 싱글 오리진 커피를 주로 판매하는데 최근 한국에서도 유행하는 '니트로 콜드브루' 커피가 맛있다. 커피도 맛있지만 모던하고 생기 넘치는 카페 인테리어도 인상적이다. 창업자 콜비 바와 라이언 오도노반은 유럽의 골목 카페처럼 동네 사람들이 편하게 찾아와 일상을 나누는 공간으로 카페를 꾸몄다고 한다. 백종춘 객원기자

2017-10-11

큐레이터들이 추천하는 세계의 미술관은?

베이징 '중국국가박물관'이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박물관에 등극했다. 최근 테마파크조사기관 ‘TEA(Themed Entertainment Association)’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국가박물관'이 지난 한해에만 755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 모으며 전세계 유명 박물관을 다 제치고 1위를 차자했다. 그에 비해 2012년 첫 발표 이후 2015년까지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던 루브르는 관람객 수(740만 명)가 15%나 급감하면서 순위가 3위까지 내려 앉았다. 물론 순위가 떨어졌다고 그 명성까지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세계 3대 박물관은 루브르와 바티칸 박물관, 대영 박물관 또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을 꼽는다. 또 순위에도 없고 유명세는 조금 덜해도 수많은 명작들과 개성 넘치는 전시로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엄들 역시 세상에는 너무도 많다. 이번에는 순위에는 못 올랐지만 큐레이터가 추천하는 세계의 유명 뮤지엄을 소개한다. 오수연 기자 ◇오르세 미술관 파리하면 루브르를 떠올리지만 파리에 갔다면 꼭 들러야 하는 또 하나의 뮤지엄이 있다. 바로 오르세 미술관이다. 오르세는 루브르, 퐁피두 센터와 함께 파리의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또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화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리기’와 ‘별이 빛나는 밤’을 비롯해 에드가 드가의 ‘발레수업’, 클로드 모네의 ‘인상, 해돋이’와 ‘양산을 쓴 여인’까지 친숙한 작품들이 많이 있다. 특히 당대에는 각광을 받지 못했지만 현대에 들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고흐, 모네, 마네 등의 인상파 작가 작품들을 많이 소장하고 있다. 오르세가 소장하고 있는 마네의 작품 ‘올랭피아’는 1865년 아카데미살롱에 출품해 입선한 작품이지만 누드에 대한 19세기의 화풍에 맞지 않는 도발적인 그림이라는 평으로 대중들의 분개를 샀던 작품이다. 하지만 이 그림을 새로움을 갈구하던 화가들에게 인상파 회화의 계기를 마련한 단초가 됐다고 한다. 인상파 후기 화가인 반 고흐의 ‘해바라기’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이 됐지만 역시 당대에는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그가 살아생전에는 단 한점의 작품만을 팔았다고 한다. 이외에도 조르주 피에르 쇠라, 폴 고갱, 폴 세잔의 작품까지 수많은 명화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오르세 방문시 주의할 점은 작품들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해외 순회 전시가 빈번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보고 싶었던 명작을 볼 수 없을 지도 모른 다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프라도 미술관 박물관이 아닌 미술관으로만 본다면 세계의 3대 미술관은 루브르와 상트페테르부르트 에르미타쥬 그리고 프라도 미술관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하고 있는 프라도 미술관은 1819년 개관했으며 회화, 조각 등 수천 점의 방대한 미술품을 보유하고 있다. 스페인 왕실에서 수집한 5000점의 회화와 2000점의 판화, 700점의 조각, 1000점의 주화와 메달, 장식물 2000점 등을 소장하고 있다. 소장품이 많다 보니 전시되는 작품은 소장품의 10분의 1 정도뿐이 되지 않을 정도다. 미술관은 세 개의 입구가 있는데 입구마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의 동상이 각각 세워져 있다. 프란시스코 고야, 디에고 벨라스케스,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다. 이 중 일반 관람객이 입장할 수 있는 문은 고야의 동상있는 북쪽 문이다. 전시관은 나라별 작가별로 나뉘어져 있어 각국의 특성과 역사 그리고 한 작가의 작품을 집중해서 관람할 수 있도록 전시하고 있다. 특히 17세기 회화의 거장인 벨라스케스는 궁중화가였기 때문에 각 시기별로 거의 모든 작품을 소장하고 있어 여러 개의 전시실을 할애해 전시하고 있다. 그의 작품 중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초상 중 하나인 ‘교황 인토켄티우스 10세’와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시녀들’은 프라도에 갔다면 꼭 봐야할 작품들이다. ◇모리 미술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미술관’이라고도 불리는 모리 미술관은 도쿄의 중심지인 롯폰기 힐스의 모리타워 53층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미술관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은 상설전시가 없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소장품이 없다. 이는 모리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기획전으로만 운영되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작품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은 모리 만의 장점이기도 하다. 게다가 당대 각 분야에서 최고의 작가를 최고의 대접으로 초청해 오기 때문에 언제 가도 퀄리티 있는 트렌디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렇게 모리미술관이 자신만의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고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데는 초대 관장의 힘이 컸다. 모리는 일본 미술관 최초로 외국인을 관장으로 내세웠는데 바로 데이비드 엘리엇 관장이다. 그는 ‘다른 곳이 아닌 도쿄, 다른 때가 아닌 바로 지금’이라는 모리 미술관이 가야할 명확한 청사진을 내세우며 명성을 쌓아올렸다. 미술관은 두 개 층을 쓰고 있는데 53층은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전시를 하고 52층의 모리 아츠 센터 갤러리에서는 디자인이나 패션, 건축 등 여러 분야의 다양한 기획전을 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운영시간 역시 특이하다. 직장인들이 퇴근 후 들릴 수 있도록 오후 10시까지 오픈하고 있다.

2017-10-11

노란 '애스펀' 단풍 보러 떠나요

생명력 왕성한 들판으로 봄나들이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속절없이 흘러 산자락은 가을색이 완연하다. 비록 정오의 햇살은 뜨거울지라도 마음은 이미 가을로 내닫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목덜미까지 선득하니, 다시금 들판으로 나서야겠다. 붉고 화려한 단풍이야 동부가 으뜸이겠지만 콜로라도 서쪽지방도 만만치 않다. 샛노란 애스펀(사시나무) 단풍은 전국 최고라 일컬어지는 곳도 적지 않다. 이스턴 시에라를 포함한 서부의 단풍 명소들을 찾아본다. ◆샌후안 마운틴즈, 콜로라도 로키산맥에서도 높고 험준한 이곳은 10월이면 애스펀과 오크트리가 마치 패션모델이 런웨이를 걷듯이 골짜기를 물들이며 내려온다. '샌후안 스카이웨이'나 '실버 스레드 시닉 & 히스트로릭 바이웨이' 어느 도로를 타든 단풍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샌후안 스카이웨이는 여행전문지 '트래블+레저'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 중의 하나로 꼽기도 했다. ◆브리지포트, 캘리포니아 석회가 굳어 형성된 기둥 '투파'(Tufa)로 유명한 모노 레이크의 북쪽에 자리잡은 이 작은 마을은 이 일대의 단풍을 즐기는 이들에겐 전초기지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395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레이크타호까지, 남쪽으로는 매머드 레이크까지 이 일대는 노란 애스펀 천국이다. 황량한 들판과 험준한 시에라 네바다 산맥이 가을 정취를 더한다. ◆플래그스탭, 애리조나 청량한 햇살, 황금빛 단풍, 푸른 하늘…. 유서깊은 고장 플래그스탭은 애리조나의 '가을 수도'로 불린다. 마을 북쪽의 휴화산 험프리 피크를 배경으로 애스펀 단풍이 화려한 코코니노 국유림에서의 하이킹은 단풍여행의 백미다. ◆버노니아, 오리건 오리건주의 가장 큰 도시 포틀랜드에서 1시간이면 닿는 강촌 마을은 조용히 가을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21마일에 이르는 '뱅크스-버노니아 스테이트 트레일'은 느긋하게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말을 타고 즐길 수도 있다. 노랗고 붉은 단풍이 사위에 가득 찬다. ◆아로요 세코, 뉴멕시코 뉴멕시코에서도 콜로라도에 가까운 북쪽 변방 마을, 아로요 세코는 우뚝 솟은 타오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개울과 바위 절벽, 그리고 단풍이 어우러진 이곳은 모험을 즐기기에 완벽한 곳이다. 할리우드 배우 줄리아 로버츠도 인근의 한적한 목장에서 살고 있다. 마을 이름 그대로 이곳에서 보내는 한나절은 '백일몽'이나 다름 없겠다. ◆유키아, 캘리포니아 종종 버몬트주의 단풍과 비교되는 이곳은 북부 캘리포니아 멘도시노 카운티에서도 가장 큰 도시다. 하지만 인구가 1만 6000명이니. 19세기의 건축양식과 함께 이웃한 나파밸리의 시끌벅적한 느낌없이 한적한 가을날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비키 스프링스 미네랄 온천도 빠뜨릴 수 없는 곳이다. 글·사진=백종춘 객원기자

2017-10-04

뮤지엄의 천국 미국…전국에 3만 5000개

길로 다니다 보면 스타벅스나 맥도널드가 없는 곳이 없다. 전국 스타벅스 매장은 1만1000여 개 맥도널드는 1만4000여 개에 달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미국 내 뮤지엄(박물관ㆍ미술관 등) 수는 그 둘을 합친 수보다 더 많다. 박물도서지원기구(Institute of Museum and Library Services)에 따르면 전국 곳곳에 있는 크고 작은 뮤지엄 수는 3만5000여개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렇다고 숫자만 많은 것은 아니다. 질적으로도 알차다. 뉴욕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의 경우 프랑스 루브르와 영국 대영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뮤지엄으로 꼽힐 만큼 예술적으로나 학문적으로 굉장한 미술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뉴욕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과 현대미술관(MoMA), 보스턴 미술관(Museum of Fine Arts Boston), 클리블랜드 미술관(Cleveland Museum of Art), 시카고 미술관(Art Institute of Chicago), 디트로이트 미술관(Detroit Institute of the Arts), 필라델피아 미술관(Philadelphia Museum of Art) 과 LA에 있는 게티센터와 LA카운티 미술관 등이 세계적인 수준의 뮤지엄으로 손꼽히고 있다. 다시 말해 미국 어딜 가든 가볼 만한 뮤지엄이 있다는 얘기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Metroploitan Museum of Art)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전세계 미술품의 집합소로 인류문명을 이해하는 역사 교과서나 다름이 없다. 1870년 개관한 박물관은 다른 뮤지엄에 비해 역사가 짧은데도 수많은 기증자와 뉴욕 시민들의 지원으로 세계 3대 박물관으로 발돋움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관람은 고대유럽에서 시작해 서구문화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스토리라인을 쫓아가면 된다. 이집트를 시작으로 지중해, 유럽, 미국, 아시아까지 인류 문명사를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뮤지엄에는 20개 분야 총 230여 개의 전시실이 마련되어 있다. 1층에 있는 이집트 컬렉션은 대영박물관 못지않게 다양한 수집품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기원전 2450년 이집트 제 5 왕조 묘지는 이집트 정부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기도 했다. 반대편에 있는 전시실에는 베수비오 화산폭발로 사라진 도시 폼베이의 저택과 벽화 등이 보전되어 있다. 하지만 뮤지엄의 백미는 2층에 있는 유럽회화 전시다. 32개의 전시실에 화가와 국적에 따라 구분해,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래부터 밀레, 마네, 고흐, 피카소, 칸딘스키까지 유명 화가들의 작품들이 즐비하다. 이외에도 미국 예술관이 따로 조성되어 있으며 2층에는 아시아관이 있다. 작기는 하지만 한국관도 있다. 이 박물관의 숨은 명소는 바로 옥상 정원 . 사시사철 센트럴 파크를 조망할 수 있다. 박물관에는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제공된다. 박물관은 권장 입장료제를 운영하고 있는데 성인 26달러, 65세 이상 시니어는 17달러 학생은 12달러 정도를 내줄 것을 권장한다. ▶홈페이지: www.metmuseum.org ◇자연사 박물관 뉴욕 맨해튼 센트럴 파크 서쪽에 위치한 자연사 박물관(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은 건물 외양은 고풍스럽고 웅장하지만 전시 아이디어는 외양처럼 근엄하지 않다.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의 사람이 방문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참신한 전시 아이디어를 통해 대중들에게 다가간다. 또 아이들에게는 창의성을 심어주기 위해 혁신적인 기술을 끊임없이 도입한다. 4층으로 된 전시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까지 올라가 한 층씩 내려오는 동선이 일반적이다. 가장 인기 있는 공룡 및 빙하기 전시실도 4층에 위치하고 있다. 용반류와 조반류 구분되어 공룡 화석 및 알 등이 전시되어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전시는 역시 티라노사우루스로 지구상에 살았던 육식 공룡 중 가장 포악했던 공룡이다. 이 화석은 몬타나 주 산골에서 발견된 후 자연사 박물관에 자리를 잡게 됐다. 3층에서는 40분 길이로 상영하는 스페이스 쇼는 꼭 봐야하는 필수 코스다. 이외에도 1층에는 해양 생물관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곳에는 28.7미터 길이의 흰긴수염고래가 천장에 매달려 전시되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입장료는 성인 23달러 시니어와 학생은 18달러다. ▶홈페이지: www.amnh.org ◇보스턴 미술관 보스턴 미술관(Museum of Fine Arts, Boston)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이집트ㆍ고대ㆍ아시아ㆍ유럽 회화와 판화, 염직 그리고 미국 미술 등 7개의 테마로 나뉘어져 있다. 대표적인 소장품으로는 모네의 대작 ‘옷을 입은 모네 부인’과 르누아르의 ‘부지발의 무도회’, 고객의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등이 있다. 만약 음악 애호가라면 1100여 개의 악기가 있는 갤러리는 꼭 들려 봐야 한다. 입장료는 성인 25달러, 시니어와 학생은 23달러다. ▶홈페이지: www.mfa.org ◇디트로이트 미술관 디트로이트 미술관(Detroit Institute of the Arts)은 디트로이트 컬처 센터에 자리하고 있으며 이집트와 고대 로마 그리고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주요 소장품으로는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 폴 세잔의 ‘목욕하는 사람들’, 디에고 리베라의 ‘디트로이트 산업’ 등이 있다. 미국 미술부문은 세계 3대 컬렉션 가운데 하나로 꼽힐 만큼 유명하다. 입장료는 성인 14달러, 시니어는 9달러, 학생은 8달러다. ▶홈페이지: www.dia.org 오수연 기자

2017-10-04

"브로드 뮤지엄에 아직도 안 가봤나요?"

평생 세상을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헬렌 켈러는 53세에 쓴 에세이에 '만약 사흘만 세상을 볼 수 있다면 꼭 보고 싶은 세 가지가 있다고 했다. 그 중 한가지 바로 박물관이다. 그는 "첫날에는 내 삶을 가치있게 만들어 준 사람들을 둘째 날에는 자연사 박물관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물관에 가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박물관 루브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한 작품만으로도 어마어마한 관람객을 끌어 모은다. 한해 루브르를 찾는 관람객 수는 740만 명이다. 그만큼 좋은 작품을 보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은 크다. 그런 의미에서 LA주민들은 행운아들이다. 길게 뻗은 아름다운 해변뿐 아니라 10~30분 거리면 갈 수 있는 세계적인 수준의 뮤지엄을 3곳이나 두고 있으니 말이다. 바로 게티 센터.LA카운티미술관 그리고 브로드 뮤지엄이다. 이 세 곳은 인근 주민뿐 아니라 미 전역과 해외에서 온 관광객에게도 인기다. LA인근 뮤지엄부터 미국 내 뮤지엄 해외의 유명 뮤지엄 등 가볼 만한 뮤지엄들을 차례로 소개한다. ◆브로드 뮤지엄 지난 2015년 9월에 개관한 브로드 뮤지엄(The Broad)은 개관 후 1년 만에 100만 명의 관람객이 찾았을 만큼 인기다. 하지만 주변에 얘기를 들어보면 아직도 가보지 않은 이들이 적지 않다. 브로드는 예약제로 주말에 가려면 한 달 정도는 기다려야 차례가 돌아온다. 예약 없이 가려면 긴 줄을 감수해야 한다. 뮤지엄 오픈 전부터 문 앞에서 대기하면 차례를 기다려 들어갈 수 있다. 월트디즈니 콘서트홀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는 뮤지엄은 외관만으로도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한다. 어디서 셔터를 눌러도 예술품 같은 사진이 찍혀 나온다. 안으로 들어가면 아주 튼튼한 요새에 들어가 있는 묘한 기분이 든다. 3층으로 된 건물은 1층과 3층만이 관람객들에게 개방되어 있다. 1층에는 특별전시와 기념품 가게가 있는데 현재 일본계 원로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설치미술 '인피니티 미러드 룸(Infinity Mirrored Room)'이 전시 중이다. 미러룸에는 한 명씩 방으로 들여 보내는데 시간은 딱 40초가 주어진다. 40초는 워낙 짧은 시간이기 때문에 시간 배분을 잘해야 감상도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무료 전시는 이번 달 말이면 끝나고 10월 21일부터는 쿠사마 야요이 대규모 회고전으로 치러지면서 입장료를 받는다. 메인 전시장인 3층으로 올라가는 방법은 3가지다.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그리고 계단이다. 에스컬레이터는 동굴처럼 긴 통로를 통해 전시장으로 데려다 주는데 좁은 통로를 지나 확 트인 전시장을 보여주면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우선 3층에 올라가자마자 정면에는 일본 팝아티스트 타카시 무라카미(Takashi Murakami)의 대형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로 118피트에 세로 10피트에 달하는 대형 작품으로 장난감이나 만화를 좋아하는 키덜트라면 이 작품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다. 이외에도 팝아트의 거장 리히텐슈타인과 제프 쿤 극사실주의로 명성을 얻는 영국 미술가 맬컴 몰리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명인 독일 아티스트 요제프 보이스 등 수많은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브로드에는 고전은 없이 현대작품만을 전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현대 미술계에서 이름깨나 알려진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감상할 수 있다. 내려올 때는 계단으로 내려오면 2층에 있는 수장고를 창 너머로 볼 수 있어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입장료는 무료지만 주차비는 22달러다. 밸리데이션을 받으면 12달러다. 자세한 사항은 웹사이트 (www.thebroad.org) 참고. ▶주소:221 S Grand Ave. ◆LA카운티미술관(LACMA) LACMA에서는 미술품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익히 들어 알고 있는 화가들의 작품들이 많은데 빈센트 반 고흐 폴 세잔 폴 고갱 바실리 칸딘스키 앙리 마티스 피에르 보나르 등 40여 명의 유명 작가들의 수많은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또한 특별 전시로 화가 '마르크 샤갈'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있는 '팬타시스 포 더 스테이지(Fantasies for the Stage)'가 진행 중이다. 내년 1월 7일까지. 입장료는 성인 15달러이며 특별전은 추가로 돈을 내야 한다. ▶주소:5905 Wilshire Pl. LA ◆게티센터 1997년 오픈한 게티센터는 석유재벌 J 폴 게티가 개인 소장품과 기금을 바탕으로 조성됐다. 고흐의 '아이리스' 등의 유명 회화작품과 폼페이 벽화 기원전 5세기의 아프로디테상 등 세계적인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다. 게티는 또한 미켈란젤로 소묘작 '애도하는 여인'을 내달 29일까지 특별 전시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미켈란젤로가 드물게 남긴 소묘작 중에서도 최고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입장료는 무료지만 주차비는 내야한다. 웹사이트는www.getty.edu/visit/center. ▶주소: 1200 Getty Center Dr LA 글·사진=오수연기자

2017-09-27

혹시 이 나라, 가보셨수?…방문객 가장 적은 나라들

현재 유엔에는 193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돼 있다. 지난해 12억명이 서로의 나라를 오가며 문물을 즐겼다. 하지만, 어떤 나라들은 찾는 이들이 없어 존재감마저 사라져 가고 있다. 북한처럼 정치적 혹은 국제사회의 제재조치가 없는 데도 방문객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1위는 오세아니아 대륙의 국가로 지난해 외국인이 2000명 밖에 찾지 않은 나라, 투발루이다. 군대도 없고, 범죄는 더욱 적으며, 정치적 분쟁도 없는데도 말이다. 2위는 낚시와 다이빙 명소 등 천혜의 해양자원을 가진 오세아니아의 키리바시이다. 4000명 만이 이 나라를 방문했다. 3위는 아프리카의 상투메 프린시페, 8000명의 관광객이 이 나라를 찾았다. 포르투갈 식민시 역사를 지녀 건축양식이 유럽식이다. 아름다운 자연이 자랑거리. 4위는 카리브해의 섬나라 몬세라트이다. 9000명이 방문했다. 5위는 다이버들이 많이 찾는 나라 코모로. 마다가스카르와 모잠비크 가까이 위치해 있으며, 2만4000명 정도가 이 나라를 찾았다. 5위는 동티모르로 아시아에서 가장 관광객이 적은 나라로 꼽혔다. 6만 6000명. 7위는 7만 4000명이 방문한 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 8위는 카리브해의 섬나라 앵귈라, 7만9000명이 방문했다. 9위는 12만 1000명이 방문한 몰도바, 10위는 방글라데시로 12만 5000명이 이 나라를 찾았다. 한편, 지난해 방문객이 가장 많았던 나라는 프랑스로 8260만명이 방문했다. 미국과 스페인이 7760만명으로 공동 2위에 올랐다. 백종춘 객원기자

2017-09-27

라스베가스만 다녀오면 섭섭하지

세계적인 관광과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는 밤이 지배하는 곳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물론, 낮은 낮대로 수많은 행사가 치러지는 컨벤션의 도시로 변모하긴 하지만. 지난해 이 도시의 방문객은 무려 4293만 명에 달했다. 그 중 컨벤션 참석자만 631만명, 컨벤션이 2만1864개나 열렸다. 크고 작은 행사가 하루에 60여 차례나 열렸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라스베이거스 인근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명소들이 적지 않다. '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을 벗어나 이곳으로 가 보자. ◆고스트타운 닙튼 인구 16명에 불과한 이 마을은 여늬 고스트타운과는 다르다. 주요 산업이었던 광업과 목축업은 몇 년 전에 막을 내렸다. 라스베가스에서 1시간 거리의 이곳에는 단 한 개의 가게(Nipton Trading Post)와 호텔(Hotel Nipton)이 자리하고 있다. 모하비 국립보존지구의 가장자리에 위치해 있어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 8월초 마리화나 투자회사가 이 마을을 통째로 사들여 '합법적인 대마초 메카'로 만드는 구상을 발표한 이래 일약 세인들의 주목을 받는 곳이 됐다. ◆세븐 매직 마운틴스 라스베이거스에서 15번 도로를 타고 LA방향으로 15분쯤 달리면 모하비 사막 한가운데에서 기이한 풍경을 만나게 된다. 빨강, 노랑 등 무지개색으로 칠해진 거대한 바위탑이 그것인데, 스위스 예술가 우고 론디논의 작품, '세븐 매직 마운틴스'이다. 사막에서의 인간의 경험을 작가의 인상적인 시선으로 옮긴 것이라고 하는데, 높이가 30피트에 달한다. 전시는 내년 5월까지. ◆'불의 계곡' 주립공원 라스베이거스에서 북동쪽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이 공원은 1935년 네바다 주에서 처음으로 지정된 주립공원이다. 붉은 아즈텍 사암들로 인해 이름 지어진 이 골짜기에선 화석화된 나무와 20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암각화도 볼 수 있다. 아치 록과 코끼리 바위도 유명하다. ◆미드호 국립 레저지구 길이 112마일, 깊이 530피트의 이 호수는 전국에서 가장 큰 저수지다. 콜로라도 강을 막은 후버댐으로 인해 생겨났다. 라스베가스에서 45분 거리다. 애리조나, 네바다, 캘리포니아주가 이곳에서 식수를 공급받는다. 주말이면 보트, 요트, 낚시, 제트스키 등 휴양객들이 몰려든다. 이곳을 찾는다면 당연히 후버댐도 들러야 한다. 댐 위 도로에서 725피트 아래로 아찔한 콜로라도 강을 내려다 볼 수도 있고, 머리 위 허공에 걸린 '마이크 오캘러헌-팻 틸먼 브리지'에서 후버댐과 미드호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도 있다. ◆레드록캐년 국립보존지구 라스베이거스의 서쪽 골짜기에 자리잡은 이곳은 록 클라이밍, 산악자전거, 하이킹, 암각화 찾아보기 등 즐길거리가 적지 않다. 이런 액티비티를 직접 하지 않고, 13마일에 이르는 풍치도로로 드라이브를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뻥 뚫린다. 말을 타고 경치를 감상하는 프로그램도 있으니, 가족 나들이로도 좋다. 백종춘 객원기자

2017-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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